울산시, ‘바닷물 이용해 전기 저장’ 해수전지 상업화 앞당긴다

입력 2019-03-13 19:00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해수전지’ 전용 연구센터가 울산에 들어선다. 울산시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13일 UNIST에서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조감도) 기공식을 열었다.

센터는 국비와 시비 등 1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5443㎡ 규모로 2020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이 연구센터는 UNIST가 보유한 해수전지 원천기술의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센터는 해수전지 양산을 위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해수전지는 물론 바닷물 담수화와 바닷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해수전지는 바닷물 염분 속의 나트륨 이온만 투과시켜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다.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해수전지는 물과 소금만 있으면 작동해 가정과 산업체의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물론 대형 선박 및 잠수함,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 전원 장치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 리튬이온전지보다 생산 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하며 폭발 위험도 적다.

해수 자원화기술 연구센터장을 맡은 김영식 교수는 2014년 정부와 울산시 지원을 받아 세계 최초로 해수전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동시에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동서발전으로부터 기술고도화 연구비 50억원을 지원받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해양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인천 앞바다에서 해수전지로 등부표를 켰고 12월에는 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에서 10㎾h급 중대형 해수전지 ESS 설비를 준공했다. 10㎾h는 4인 가정이 하루에 필요한 평균 에너지양이다.

정무영 UNIST 총장은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가 구축되면 ESS는 물론 해수전지를 적용한 해수담수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해수 수소생산 기술을 연구할 환경이 마련된다”며 “해수자원화 기술의 상용화를 이끌어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가 주도해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할 대용량 이차전지를 개발하면 수중 로봇과 어망용 GPS부이, 해수 담수화 사업 등 전 산업분야에 널리 확용할 수 있다”며 “울산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