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카카오톡 등 수법 갈수록 교묘… 단순 가담도 엄중 처벌

입력 2019-03-12 22:58
곽준호 변호사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률사무소 청 사무실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예방과 대응법에 대해 밝히고 있다. 임용환 드림업 기자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4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피해자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로 매일 134명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보이스피싱의 피해는 40대와 50대에 집중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2018년 상반기에는 피해사건의 24%가 20대와 30대에서 발생했다는 통계를 보면 피해자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느끼게 합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젊은 20·30대가 보이스피싱 조직인 줄 모르고 가담해 보이스피싱범으로 재판을 받고 처벌을 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특성

보이스피싱의 경우 대체로 은행 계좌를 매개로 하여 이뤄지는 경향이 있고, 은행거래의 특성상 피의자가 인출해 소비하고 나면 피해의 회복이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신종·변종 전자금융범죄(사기)의 유형과 사례, 대응방법에 대해 미리 숙지하여 사전에 범죄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의미와 유형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를 기만 또는 협박하여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거나 피해자의 금전을 이체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이뤄지는 사기를 의미합니다. 보이스피싱의 초기 유형으로는 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세금을 환급한다는 빌미로 전자금융사기를 범하는 형태였으나 이러한 수법이 많이 알려진 이후에는 다양한 수법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사, 은행 등을 사칭해 신용카드 이용대금이 연체됐다거나 신용카드가 도용됐다는 속임수를 써서 은행 계좌번호 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요구하는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최근에는 택배회사나 우체국을 사칭해 택배 또는 우편물이 계속 반송된다는 구실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검찰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한다거나 심지어는 지인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해킹한 후 급한 돈이 필요하니 돈을 이체해달라는 형태로 보이스피싱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보이스피싱 예방 방법들

기술적인 차원에서 ①지연이체 서비스를 활용한다(이체시 3시간 이후 경과시 입금이 되도록 하는 서비스). ②단말기지정 서비스를 활용한다(지정된 PC나 휴대폰으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서비스). ③해외 IP 차단 서비스를 활용한다(해외에서 접속해 이체하는 것을 막아주는 서비스). 이 서비스들은 은행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거나 또는 인터넷뱅킹으로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①출처 불명의 파일·이메일·문자메시지는 클릭하지 않고 삭제한다. ②지인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정보의 공유를 최소화한다. ③SNS, 포털사이트의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한다. ④전화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관련기관에 다시 한번 확인한다. 금융감독원이나 금융기관은 전화로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시면 됩니다.

-피해를 당한 경우 대응 방법

위와 같은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조치 방법은 무엇일까요? 피싱사기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한 피해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3조에 따라 지급정지 및 피해금 환급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피해 발생시 우선은 신속히 경찰서나 금융회사 콜센터를 통해 지급정지 요청을 한 후 해당 은행에 경찰이 발급한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제출해 피해금 환급 신청을 합니다. 지급정지·피해신고는 112(경찰청) 또는 해당 금융회사의 콜센터로 할 수 있습니다. 피해상담 및 환급금에 대한 안내는 1332(금융감독원)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루는 형사변호사의 조언

보이스피싱 사건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보이스피싱 범죄가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특히 죄질이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범죄 조직에 가담했다면 누구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가담 경위나 사정들을 살펴보고 역할이나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변호함과 동시에 피해자들과의 합의도 함께 진행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서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사건을 해보면 범죄 조직의 두목 격이 아닌 단순 가담책의 경우 외국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서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범행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주로 전화 상담책 같은 경우는 이미 가담한 젊은 친구가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친구들, 지인 또는 연인에게 소개해서 같이 범행을 하게 되는데 이런 유혹에 절대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 조직의 일원이 돼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서는 단순 가담의 경우에도 법원에서 매우 엄하게 처벌하니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