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 최초 광역적 실험 나섰다

입력 2019-03-12 21:21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과 김미경 은평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북지역 3구 과장급 합동 워크숍을 열고 직원들과 ‘우리가 함께 세상을 바꾸자’라는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공동 협력이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12일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4층. 무대 앞 스크린에 실시간 답변 시스템 화면이 나타났다. 이 자리에 모인 서대문구와 은평구, 마포구 직원들이 스마트폰에 안내된 링크를 눌러 답변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입력한 답변들은 스크린에 익명으로 실시간 공유됐다. “업무가 가중될 것 같다” “구마다 독립성이 강해서 지속적인 협력이 어렵다” 등의 솔직한 답변이 올라왔다.

서울 서대문구와 은평구, 마포구는 지난해 구청장을 중심으로 한 ‘서북권구청장협의회’를 구성한 데 이어 이날 실무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과장급 27명과 팀장급 29명, 담당자 29명이 참석했다. 실무자들이 모인 만큼 공동 협력 주제 역시 당장 실현 가능한 내용으로 채택됐다.

각 구청 총무과 담당자들이 인사교류 방안을 제안하거나 일자리담당과 직원들이 일자리박람회를 공동 개최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를 냈다. 문화·체육 담당자들은 구청별로 흩어져 있는 문화·체육 행사와 공간을 서로 공유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서북3구 셔틀버스를 운영하거나, DMC역을 ‘통일경제 플랫폼’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공동 건의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초단체가 모여 광역 실험에 나서는 것은 최초다. 특히 이날 3개구는 공동협력과제 가운데 자원순환도시화 추진을 위한 은평광역순환센터 건립 협약식도 진행했다. 은평구가 재활용시설을 짓고 마포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소각장과 음식물 처리시설을 짓는 방식이다. 협력하지 않는다면 각 구마다 시설을 별도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주민 편의만을 위한 협력이 아니라 갈등 과제를 풀어나가는 서북3구 상징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자원순환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협치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를 이어갔다. 서북 3구 협력을 제안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스웨덴 복지모델’에 대한 특강을 통해 “협력을 통해 어려운 과제를 풀어간다면 지방정부 변화가 전체 변화를 이끌어내는 좋은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