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인들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자동차업계는 LPG 차량 라인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충전소 등의 LPG 인프라가 기존의 주유소보다 부족하고, 담배 등 인화 물질에 노출되면 폭발 위험이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LPG 차량은 이미 일부 사업자나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판매돼 왔기 때문에 업계는 판매시기에 대해선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존 판매 중인 모델과 옵션으론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다는 문제가 있다. 현행법은 LPG 신차를 구매할 수 있는 자격을 택시·렌터카·장애인·관용차·화물차 등에 한정하고 있었던 탓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스타렉스’, 기아자동차는 ‘모닝’과 ‘레이’ ‘K5’ ‘K7’ 그리고 소형 트럭 ‘봉고’를 LPG 차량으로 생산 중이다. 한국GM은 경상용차 ‘라보’와 ‘다마스’를, 르노삼성자동차는 ‘SM5’ ‘SM6’ ‘SM7’을 LPG 차량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로 택시와 렌터카, 상업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차량이다.
LPG를 연료로 쓸 경우 엔진을 다변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엔 LPG 차량을 새로 출시하거나 확대할 계획이 없는 업체들도 있다. 다만 5인승 이상의 레저용 차량(RV)에 한해서는 일반인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먼저 완화됐기 때문에 일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출시가 예정돼 있는 곳이 있다. 르노삼성차는 ‘QM6’의 LPG 모델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경우 소형 ‘코나’에 LPG 모델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구입 가격 면에서는 휘발유나 경유 차량보다 LPG 차량이 확실히 유리하다. 현대차 아반떼의 LPG 모델 가격은 1617만~1861만원(1.6 LPi), 쏘나타는 1755만~2498만원(2.0 LPi)이다. 엔트리급 트림을 적용했을 때 아반떼는 LPG 차량과 휘발유 차량의 가격이 100만원가량, 쏘나타는 3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르노삼성차 SM6는 휘발유 모델보다 LPG 모델이 100만~150만원 저렴하다.
그러나 LPG 차량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려면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 LPG 충전소는 수도권의 경우 서울 77곳, 경기도 440곳 정도가 있다. 서울에선 구별로 0~7곳이 설치돼 있다. 연료 가격에선 확실히 부담이 적다. 이달 첫주 기준 차량용 LPG 가격은 ℓ당 797.9원으로 휘발유의 59.1%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2일 “이미 생산되고 있는 모델의 경우 보급이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충전이 휘발유나 경유 차량보다 불편하고,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LPG 차량 구매가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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