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서울대 교수, 연구 갈취까지 했다” 추가 폭로

입력 2019-03-12 19:30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교수가 강사의 연구를 갈취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서울대 총학생회·인문대학생회·서어서문학과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외국인 강사의 폭로글을 입수해 12일 공개했다.

특별위에 따르면 외국인 강사 B씨는 “A교수는 학생들을 이용해 외국인 저자들의 책을 많은 부분 번역시켰고 이를 자신의 책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절을 하며 최소 1회 이상 한국인 여자 강사의 글을 자기가 쓴 것처럼 했다”며 “해당 강사에게는 알리거나 허락을 구하지도 않아 스페인어문학회에 고발당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또 “A교수는 자기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의 논문 연구나 집필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채 석사과정생 또는 강사들과 공동저자로 논문을 냈다”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학회에 참석하면서도 막상 학회발표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떠넘겼다”고도 주장했다.

B씨는 “나는 A교수가 교수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서울대의 모든 교수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교내 행정관 앞에서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연구갈취 의혹까지 폭로된 만큼 학교는 성급히 정직 3개월을 확정하는 대신 모든 비위를 밝혀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13일 A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연다. 2차 징계위 회의가 예정된 27일에는 피해자가 진술을 위해 출석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