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무역거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블록체인 업무를 진두지휘하는 조슈아 크로커(사진) 총괄은 12일 서울 중구 HSBC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블록체인 기술이 한국의 무역을 디지털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무역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날 간담회에서 크로커 총괄은 “블록체인 기술을 무역금융에 활용하면 거래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투명성과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HSBC는 지난해 5월 글로벌 곡물회사 카길의 무역금융 거래를 블록체인 플랫폼 ‘볼트론’으로 성사시켰다. 무역금융은 무역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 이뤄지는 신용장(L/C) 개설, 선적서류 처리, 대금 결제 등의 과정을 말한다. 서류 처리 방식이 복잡하고 서류를 주고받는 게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무역금융 과정을 ‘블록’으로 문서화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서류가 오고가지 않아도 수출입 업체와 금융기관이 거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거래 단계마다 새로운 블록이 생기기 때문에 위조나 분실 위험이 없고 대금 미납 등의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크로커 총괄은 “기존 서류 기반 과정에서 통상 5∼10일 걸리던 게 볼트론에서는 24시간 미만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정은영 HSBC코리아 대표는 “세계 5대 수출국인 한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무역금융의 혁신 과정에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국내 은행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크로커 총괄은 “한국의 여러 은행들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 및 기타 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