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물량만 4661대, 보잉사 최신기중 ‘737 맥스’ 연이은 추락

입력 2019-03-12 04:00
에티오피아 구조대원들이 11일 아디스아바바 남동부 비쇼프투 마을 인근의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처참하게 부서진 보잉737 맥스8의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AP뉴시스

보잉사 최신형 여객기 737 맥스8 기종의 연쇄 추락사고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 이어 10일(현지시간) 발생한 사고 원인으로 기체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이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다.

에티오피아항공 737 맥스8 여객기는 1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로 향하던 중 추락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동일 기종이다. 두 사고기는 이륙 직후 급상승과 급강하를 반복했고, 조종사가 회항을 요청한 공통점이 있다. 라이온에어 여객기는 이륙 13분,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는 6분 만에 추락했다.

보잉사의 737 맥스8은 2015년 11월 처음 생산됐고, 2017년 5월 처음 민간항공사에 인도된 최신형 기종이다. 보잉이 지난해 고객사에 인도한 항공기의 72%가 737 맥스 기종이었다. 350대가 항공사에 인도됐고 출고를 기다리는 사전계약 물량도 4661대에 이른다. 이 기종의 기체 결함이 드러나면 보잉사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CNN방송은 두 사건의 연관성 때문에 737 맥스8 여객기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메리 시아보 CNN 항공분석가는 “새 브랜드 항공기가 1년이 안 돼 2건이나 추락한 건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락한 라이온에어 사고기의 조종사는 새로 도입된 비행통제시스템인 조정특성상향시스템(MCAS·비행 날개가 양력을 잃으면 자동으로 동체 앞부분을 낮춰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 항공 사고 조종사도 같은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기가 추락하기 전부터 이미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여객기는 추락 전 뒤편에서 많은 연기를 뿜으며 하강하고 있었다. 땅에 부딪히기 전 매우 큰 소리가 났다”고 CNN에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엔진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에티오피아항공이 복구한 조종석 음성 녹음 파일과 블랙박스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 구조 당국은 11일 사고 현장 수색 중 블랙박스를 발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10일부터 보잉 737 맥스 기종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3대 항공사가 보유한 737 맥스 여객기는 40대가 넘는다. 중국의 보잉 737 맥스 주문량은 전 세계 주문량의 20%를 차지한다. 사고가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도 보잉 737 맥스8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켰다. 에티오피아항공은 5대의 보잉 737 맥스8 여객기를 운용하고 있었고, 이번 사고로 4대가 남았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여객기에는 유엔 직원 19명도 탑승했었다. 이들은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연차 회의 참석차 나이로비로 향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