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유연성·안정성 동시에 높여야”

입력 2019-03-11 19:00
홍영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내려와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김지훈 기자

노동계 출신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 주목된다. 그는 또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를 향해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법 제시에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그는 “그동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며 유연성 확대를 거부했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며 반대해 왔다”면서 “노동 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을 “2006년 2만 달러 돌파 이후 12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많은 국민은 3만 달러 시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때문에 3만 달러 시대가 체감되지 못하는 것으로 봤다. 특히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를 가져가는데, 이는 미국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개탄했다. 양극화 해법으로는 문재인정부의 ‘포용국가론’ 추진과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자리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라며 “대기업·공공부문·정규직이 안 되면 ‘2류 인생’ 취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5년간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본급 대신 성과급과 상여금만 올리는 국내 기업들 임금체계는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