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5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소비가 늘고 있지만 투자와 수출이 부진한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하강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KDI는 11일 3월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은 투자와 수출 부진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호에서 ‘경기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공식 인정한 이후 5개월째 ‘둔화’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지난달 설 연휴 영향으로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투자·수출은 오히려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1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4.0%로 전월(3.0%)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감소폭이 오히려 커졌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전월 대비 16.6% 줄었다. 지난해 12월 감소폭(-14.9%)에 비해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기계류 투자지수가 1월 -21.4%를 기록했고, 운송장비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월 대비 증가(5.5%)했지만 감소(-0.1%)로 전환됐다.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이 모두 부진하면서 전월 대비 11.8% 감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1% 감소했다. 반도체가 24.8% 줄었고, 석유화학이 14.3% 하락한 탓이다.
경기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KDI는 “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투자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을 시사한다”며 “광공업·건설업 등 생산 측면의 경기도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경고음이 나오는 등 대외여건도 녹록지 않다. KDI는 “무역갈등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하고 위험요인도 다수 상존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투자·수출 부진에… 경기, 5개월 연속 둔화”
입력 2019-03-11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