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로 불린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10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4세.
이 부회장은 1946년 경북 상주에서 5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장학생으로 상주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 부회장은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1989년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맡으며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하며 샐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08년 9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위를 계속 지켰고, 3연속 공기업 경영평가 최고등급 획득 등의 굵직한 경영성과를 남겼다. 또 2011년에는 영국 유통 전문지 무디리포트가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 세계 공항 중 최초로 루이비통 매장을 공항면세점에 유치한 업적 덕분이었다.
CEO로서 능력을 높이 평가한 이재현 CJ 회장은 2013년 4월 이 부회장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CJ그룹이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후 2013년 10월부터 CJ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룹 경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CJ 정기주총에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이후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됐다.
고인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CJ그룹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윤리경영, 정도경영에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고 조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스스로 은혜를 많이 받은 ‘행운아’라 지칭하며 구성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열정을 심어줘 많은 후배의 존경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Healthcare Japan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BlackRock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3일 오전 8시40분이며, 장지는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