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157명 전원 사망한 듯

입력 2019-03-10 21:33 수정 2019-03-10 23:11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 탑승객 가족들이 10일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서 울부짖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맥스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38분 승객과 승무원 157명을 태운 채 케냐 나이로비를 향해 출발했지만 불과 6분 만에 추락했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탑승자들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승객과 승무원 157명을 태운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여객기가 10일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중 추락했다. 에티오피아 국영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고기에 생존자가 없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성명을 통해 “오전 8시44분(현지시간)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을 태운 보잉 737맥스 ET302가 추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약 2시간 후인 10시15분쯤 나이로비 조모케냐타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사고기에는 33개 국적의 승객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에티오피아항공이 공개한 탑승자 명단에는 케냐 국적이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18명, 에티오피아 국적이 9명이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탑승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사고기는 에티오피아 볼레 국제공항에서 오전 8시38분에 이륙한 직후 연락이 끊겼다. 이륙 6분 만에 아디스아바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2㎞ 떨어진 비쇼프투시 근처에 추락했다.

사고현장 인근의 주민은 BBC방송에 “폭발과 불길이 너무 강해서 가까이 갈 수 없었다”며 “사고는 8시쯤 일어났는데 소방관들은 11시쯤에 도착했다. 현장에 헬기도 4대 있지만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에티오피아 항공은 사고기 추락 전 조종사가 비행에 어려움을 느껴 공항으로 돌아가겠다고 요청했고, 관제탑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생존자나 사고 원인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에티오피아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케냐 나이로비행 정기 항공편 추락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도 트위터에 “이륙 6분 만에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소식에 슬퍼하고 있다”며 “모든 승객의 가족과 동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썼다.

사고 비행기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사고를 일으킨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보잉 737맥스 여객기는 당시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방카 벨리퉁 제도로 향하다 이륙 13분 만에 인근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모두 숨졌다.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는 지난 2010년에도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지중해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90명이 사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