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OO 지역 택시 승객 많습니다”

입력 2019-03-11 04:03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택시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요가 많은 지역을 미리 예측해 택시 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한국스마트카드와 함께 택시정보시스템(STIS)을 통한 택시 승·하차 이력데이터에 기상, 인구통계, 상권, 대중교통 정보 등을 더해 AI 택시시스템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잡기가 힘들었던 요인 중 하나인 수급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2억건에 달하는 빅데이터(2017년 1월~2018년 7월 정보)로 시범 운영을 한 결과 수요 예측 정확도는 97.2%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우선 5개사 380대 택시에 시범적으로 AI 택시시스템을 적용하고 점차 서울시 전체 택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택시 기사가 ‘예측택시’ 아이콘을 누르면 단말기 화면(사진)에는 가로 세로 100m 단위 존으로 구분된 위치가 표시된다. 근처 1㎞ 안에 승객이 많은 장소를 안내하고 이외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추천해준다. 해당 장소로 길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택시회사 진화의 사례를 보면 소속 택시기사들의 경우 승객이 택시를 잡기 쉽지 않은 시간대인 오전 4~7시, 오후 9시~자정까지 이 시스템을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시스템 활용 이후 이 회사 택시기사 1인당 영업건수는 하루 평균 20.9건에서 25.3건으로 21%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택시 운행 경험이 부족한 신규 운수종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택시기사들이 운수 경험에 의존해 승객이 잡힐 곳에서 무작정 대기를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고홍석 도시교통실장은 “AI 택시 시스템은 운수종사자 경험에 의존하던 택시운행 방식을 ‘시스템’으로 바꾸는 시도”라며 “수요가 많지만 택시가 부족한 지역에 택시 공급을 확대해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