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의 정책 무게중심, 부동산에서 교통으로 이동?

입력 2019-03-10 19:01 수정 2019-03-10 22:01
이번 개각에서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교체는 ‘정무’보다 ‘정책’, ‘정치인’보다 ‘전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최정호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교통정책통’으로 손꼽힌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인 문성혁 교수는 1등항해사로 일하며 현장을 경험한 뒤 학계로 진출한 인물이다. 한국인 최초의 세계해사대 교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산업과 밀접한 교통·해운정책에 무게를 싣는 포석으로 읽힌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최 후보자 지명을 ‘교통정책 방점 찍기’로 평가한다. 행정고시 28회인 최 후보자는 사무관 때부터 교통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고위직에 오른 이후 서울지방항공청장, 철도정책관, 항공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철도·도로·항공 분야를 총괄하는 2차관까지 지냈다. 때문에 국토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부동산에서 교통으로 옮겨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 관련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도 최 후보자는 적임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수도권 3기 신도시로 경기 남양주시와 하남시 등 4곳을 선정했다. 후속 대책으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만드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김현미 장관이 집값 잡기로 교통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밑바닥을 다졌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에 힘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내부의 평가도 좋다. 국토부 공무원노조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권도엽 전 장관 이후 6년 만의 내부 출신 장관 후보자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뉴시스

문 후보자는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는 해양분야 전문가다. 한국해양대 실습선인 한나라호 선장, 현대상선 1등항해사라는 실무 경력도 갖췄다. 영국 카디프 대학에서 항만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딸 만큼 경제적 식견도 뛰어나다. 2008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스웨덴에 설립한 세계해사대 교수로 발탁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약화된 한국 해운산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