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에 대해 이단 해제 결정을 내리자 내부 혼란과 함께 교계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정동섭 목사가 제출한 ‘변승우 목사의 사랑하는교회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받고 이단 해제 결정을 했다. 보고서에는 “변 목사가 본질적으로 복음주의 신학 범주에 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논란이 일자 정 목사는 8일 “보고서 제출을 철회하며 이단사역 동역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기총을 탈퇴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인 유동근 목사도 이날 “많은 분의 의견을 묻지 않고 더 깊이 숙고하지 못해 많은 분에게 실례를 범했다”며 사퇴했다.
보고서 철회와 위원장 사퇴에도 한기총은 9일 오재조 목사를 새 위원장에 선임하고 이단 해제 결정을 강행했다. 그리고 ‘몇몇 개신교 목회자들과 일부 언론이 변 목사에 대해 이단성을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그들이 일으킨 조작으로 확인했다’고 결의했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조사해보니 변 목사가 구원론 신사도운동 직통계시 등을 했다는 주장에는 상당한 오해가 있었다”면서 “한국교회 일부가 제기한 이단 프레임에 걸려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깊이 있는 토론을 거쳐 이단성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 대표회장은 “변 목사와 관련된 오해를 풀기 위해 조만간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며 “향후 한기총 안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진짜 이단에 대해서도 재심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의 이번 결정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교단이 이단 해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한조차 없는 연합기관이 앞장서 이단 지정을 해제하려 했기 때문이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변 목사가 이단에서 나오고 싶었다면 한기총보다 주요 교단을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철저히 뉘우치고 한국교회의 지도를 받겠다는 약속부터 해야 했다”면서 “이런 선행 절차도 없이 이단을 해제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하고 연합기관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목사는 구원관 계시관 교회관 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2008~201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백석대신 고신 합신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에서 이단 및 교류금지, 예의주시 결정을 받았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