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와 현대차의 카드수수료율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일부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수수료율 조정안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신한·삼성·롯데카드 등 3개사는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3개 카드사 고객은 11일부터 현대차를 카드로 구매할 수 없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KB국민·하나·NH농협·씨티카드는 최근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차와 카드업계는 이달 들어 카드수수료율 인상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여왔다. 지난달 말 카드업계는 기존 1.8%대인 수수료율을 지난 1일부로 1.9% 중반까지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4일 신한·삼성·롯데·KB국민·하나카드 등 5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냈다. 다만 소비자 혼란을 피하기 위해 협상 시한을 10일까지로 정했다.
한동안 교착 상태였던 협상 구도는 현대차가 지난 8일 1.9%에 근접하는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5개사 가운데 KB국민·하나카드는 현대차의 조정안을 받아들인 반면 신한·삼성·롯데카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신한카드 측은 “조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역제안을 한 상황”이라며 “11일 전후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나 유통업체 등과 수수료율 인상으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업계 상위권 업체들은 쉽게 물러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는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3개사 카드로 결제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오는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