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일간 실험’… 올 농사 가늠한다

입력 2019-03-10 18:17
지난해 3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전에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각 구단은 12일부터 8일간 열리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최종적으로 전력을 점검하고 정규시즌을 대비한다. 뉴시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2일 오후 1시에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20일까지 8일간 구단별로 4개 팀과 2차전씩, 총 40경기가 열린다. 각 구단은 시범경기를 통해 전지훈련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최종 점검하게 된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는 이미 일찌감치 김광현과 브록 다익손, 앙헬 산체스,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5선발 구상을 마쳤다. 다만 SK는 내야 수비가 약하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멀티 플레이어 활용을 통한 강력한 백업 시스템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전경쟁을 펼치는 강승호가 2루수와 유격수, 3루수를 모두 소화하게 되면 다른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고 더 수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른 두산 베어스는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안방마님’ 양의지를 어떻게 대체할 것이냐가 관심이다. 일단 두산은 박세혁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맡길 예정이다. 박세혁은 수비만큼은 양의지를 오히려 능가한다는 평가다. 다만 방망이가 문제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나란히 시범경기를 유망주들의 순조로운 적응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는 주전 3루수로 신인 노시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는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하게 되는 장시환과 윤성빈, 김건국의 상태를 최종 점검한다.

키움 히어로즈는 시범경기에서 타순 변화를 시도한다. 핵심은 박병호다. 박병호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맡기지 않고 2번이나 3번 타순으로 앞당긴다. 장정석 감독은 “4번 박병호는 잊어줬으면 좋겠다. 강한 타자가 앞에 서면 득점력이 올라간다. 박병호는 출루율이나 장타력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성폭행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조상우와 박동원의 기량도 함께 점검한다.


KIA 타이거즈는 시범경기에서도 실험을 이어 나간다. KIA는 아직도 주전 포수와 마무리, 5선발이 안갯속이다. 안방마님 김민식은 부진에서 허덕이고 선발과 마무리였던 윤석민과 김세현은 각각 어깨부상과 구위 저하로 전지훈련 도중 중도 귀국했다. 김기태 감독은 주전 포수의 경우 김민식과 한승택, 한준수 등을 시범경기에서 고루 테스트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마무리는 김윤동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영창은 불펜뿐 아니라 선발까지 맡길 수 있는 멀티 자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명가 재건’을 내세우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시범경기에서 필승조를 누구에게 맡길지 결정한다. 장필준과 우규민이 마무리를 맡는 가운데 김승현과 이재익, 원태인 등 젊은 투수들이 필승조의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LG 트윈스는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주전 3루수는 김민성의 영입으로 완벽히 메웠다. 이제 시범경기에선 4, 5선발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배재준과 김대현, 정우영이 후보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겨울 포수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FA로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3명도 모두 교체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동욱 감독도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시범경기는 적응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막내구단 KT 위즈는 시범경기에서 황재균 유격수, 오태곤 3루수 구상을 실험한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 확정하지 못한 포지션과 백업 등은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