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리며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했다. V리그 출범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0-2011 시즌, 2016-2017 시즌에 이어 팀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V리그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승점 71점으로, 2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짓는 상황에서 승점 3점을 보탰다. 승점 74점(25승 10패)을 기록한 대한항공은 11일 OK저축은행과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2위 현대캐피탈을 따돌리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달 6일 우리카드와의 3대 0 승리 이후 이어오던 연승 행진도 8승으로 늘렸다.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부담으로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대한항공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한선수, 가스파리니, 정지석, 곽승석, 진상헌 등 주전들을 내세워 1세트를 25-19로 따냈다. 세트 중반 10-8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고비 마다 득점에 성공해 차이를 벌렸다. 2세트에선 우리카드의 반격에 고전했다. 나경복, 윤봉우의 득점으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하지만 가스파리니의 오픈 공격, 정지석의 스파이크서브로 28-26으로 세트를 마쳤다. 3세트에선 가스파리니의 득점으로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득점을 올렸다. 가스파리니, 정지석(이상 15점), 곽승석(13점)이 43점을 합작했다.
반면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우리카드는 화력에서 대한항공에 밀렸다. 한성정, 황경민(이상 9점), 나경복, 김정환(이상 8점) 등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우리카드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22일부터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을 치른다. 챔피언결정전마저 제패할 경우 팀 사상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2010-2011 시즌에는 삼성화재와 격돌해 4전 전패로 정규리그 우승 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2017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을 만나 2승 3패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선 현대캐피탈을 다시 만나 3승 1패로 설욕전을 펼쳤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16-2017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그는 “올해는 우리 팀이 준비가 잘 안 돼 첫 시합부터 힘들게 끌고 왔다”며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우승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챔피언결정전 준비에 대해선 “우리 경기력을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서브가 좀 더 예리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더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