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속속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내년 4월 총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내부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이미 강세 지역인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과 청와대 출신 주요 인사 간 치열한 ‘공천 경쟁’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7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최근 청와대에서 당으로 복귀한 인사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곧 입당할 예정인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참석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임 전 실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당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과 1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화학적 결합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이 각각 민주연구원장과 인재영입위원장직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당내 주요 보직에 친문 인사들을 배치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문 인사들이 당으로 속속 복귀하자 민주당의 수도권 현역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총선이 1년 이상 남아 있지만 이미 사실상 공천 전쟁은 시작됐다”고 했다.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도 “전국 지역구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내 지역구에도 새로운 당내 경쟁자가 나타날까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공천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각 지역에선 이미 표밭 다지기가 시작됐다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 상대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구청장 경력이 있는 현직 청와대 비서관들이다. 이들의 총선 출마 예상 지역이 벌써부터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출마할 지역으로는 서울 종로, 중·성동을이 거론된다. 백 전 비서관과 한 전 수석은 과거 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경기 시흥갑과 전북 익산을을 각각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장을 지냈던 이들이 같은 지역 국회의원에 도전할지도 관심사다. 특히 구청장 출신 청와대 비서관인 김영배 민정비서관(전 서울 성북구청장),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전 서울 은평구청장),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전 광주 광산구청장)에게 이목이 쏠린다. 성북구 현역 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인 유승희 의원과 기동민 의원이며, 은평구도 같은 당 박주민 의원과 강병원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 강동구청장 3선 출신인 원외 이해식 대변인도 같은 지역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구청장 출신은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표밭도 오래 다져놓은 터라 현역 의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 상대”라고 말했다.
대통령 측근인 백 전 비서관이나 양 전 비서관이 인재 영입 등 총선 기획 업무를 맡을 경우 공천에 청와대 의중이 많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만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거듭 밝혔으니 외부에서 영입되는 인사들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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