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이 2010년대 들어 지속된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와 거래절벽에 따른 결과인데 장기적인 가격조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KSERI 부동산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상승을 멈추고 마이너스 증감률로 전환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오름세를 주도했던 20평대 소형평형이 짧은 기간 2% 이상 빠지며 최근 10년 사이 처음으로 본격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20평대 소형 아파트의 경우 드디어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30평대 중형 아파트의 경우 상승세는 꺾였지만 아직 하락세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2012~2013년을 기점으로 하락 없는 상승장을 이어갔던 강남 아파트가격은 소형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0억원을 향해 치솟는 등 이상과열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격 급등에 제동이 걸리면서 올 들어 호가 및 실거래가를 포함해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별다른 반등 없는 안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명박정부 초반처럼 중소형 평형 기준 10억원대 초중반으로 제자리를 찾아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망했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하락폭을 유지했다. 특히 서울 집값은 -0.09%에서 -0.11%로 하락폭을 키우며 17주 연속 가격이 내렸다. 강북지역은 매매 위축 및 전세 안정, 청약 대기 등 영향으로 매물이 누적되면서 종로구(0.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강남4구(-0.19%)와 양천구(-0.22%) 등 주거선호 지역 역시 신학기 이사철 특수가 실종된 가운데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전세시장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물량을 소화하면서 가격이 우하향하고 있다. 서울 전세시장은 재건축 이주 및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인한 일부 지역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역세권, 매물 누적 대단지 등에서 가격조정이 이어지며 19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연초 대단지 입주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하락폭은 일부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