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8개월간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켜왔던 ‘세월호 천막’이 다음 주 중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천막이 철거된 자리에는 추모공간이 들어선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월호 유족들은 조만간 천막을 직접 철거하기로 시와 협의했다. 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도 전날 회의를 열고 ‘세월호 추모 기억공간 설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달 중순쯤 ‘기억공간’ 조성 공사를 시작해 세월호 참사 5주년인 다음 달 16일 이전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천막이 좌우로 각각 7개씩 총 14개가 설치돼 있다. 왼쪽 천막은 치우고 교보빌딩 앞 오른쪽 천막이 있는 자리에 기억공간을 만든다. 기억공간 설계안은 다음 주에 나온다. 목조로 만들어지는 기억공간 안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각종 전시물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간에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과거의 대형 참사들과 관련된 내용물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기억공간은 서울시가 직접 운영·관리할 방침이다.
광장에 새로 설치되는 기억공간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시와 유가족 간 이견이 존재한다. 서울시는 내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그 이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가족들은 상설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는 “유가족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3개월 뒤인 2014년 7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유가족들과 천막 철거 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