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공습’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에 무게를 싣고 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을 닫으면 미세먼지 약 2000~4000t(발전소 유발 미세먼지의 10~20%)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규모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석탄화력 등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이를 감안하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폐쇄로 줄일 수 있는 미세먼지 양은 전체의 1.5~3% 수준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전국에 6기가 있다. 전남 여수에 있는 호남 1·2호기, 경남 고성의 삼천포 1·2호기, 충남 보령에 보령 1·2호기가 남아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특정 시점을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조기에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기존 목표보다 더 앞당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조기폐쇄 계획을 세웠던 터라 세 번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정부는 2016년 7월 당시에 남아 있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2025년까지 폐쇄한다고 밝혔었다. 강원 영동 1·2호기와 충남 서천 1·2호기는 이듬해 폐쇄됐다. 문재인정부 들어 ‘시간표’는 더 당겨졌다. 정부는 ‘2022년까지’로 폐쇄기한을 수정했다. 삼천포 1·2호기는 올해 12월에, 호남 1·2호기는 2021년 1월에, 보령 1·2호기는 2022년 5월에 문을 닫는 거로 계획을 짰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 경제적 효용성, 연료 계약기간 문제, 고용 문제 등이 얽혀있어 따져야 할 게 많다”며 “영향 분석을 우선 빠르게 진행한 뒤 폐쇄 일정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 미세먼지 절감 효과를 얼마나 거둘 수 있을까. 전국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약 2만t으로 추정된다. 산업부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가 이뤄지면 전체 석탄 화력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에서 10~20%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3~6월 4개월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4기(삼천포 5·6호, 보령 1·2호) 가동 중단으로 초미세먼지 1174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6기가 폐쇄되면 상당한 양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전소가 전체 미세먼지 배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가 가져올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 환경부 미세먼지대책위원회 위원은 “미세먼지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지역·배출원별 맞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이날 인천 영흥화력발전소를 방문해 석탄화력발전소 40기에 적용하고 있는 상한제약(발전소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제도) 대상을 60기까지 늘리는 ‘봄철 미세먼지 추가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