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고농도 초미세먼지는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중국에서 개최된 폭죽놀이 이후 스트론튬 등 폭죽 연소산물이 서울 하늘로 유입됐다는 추정도 나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6일 서울시청에서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지속된 초미세먼지 고농도 현상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발표했다. 지난달 17∼23일에는 1월에 나타났던 고농도 초미세먼지와 달리 스트론튬이 11.1배, 바륨이 4.1배, 마그네슘이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승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지난달 19일 중국 원소절(음력 정월대보름)에 열린 폭죽놀이 행사 약 20시간(베이징 기준) 이후 연소산물이 서울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폭죽이 타면서 발생하는 이들 물질은 대기 중에 머물다 천천히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베이징이나 선양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점을 찍으면 일정 시간 후 서울 미세먼지 농도도 치솟았다. 지난달 19일 오후 7시 베이징에 고농도(174㎍/㎥) 미세먼지가 발생했는데 북서풍을 타고 약 20시간 후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선양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20일에도 약 12시간 후 서울 하늘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28일이나 이달 3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세먼지를 흩뿌리거나 씻어줄 바람이나 강수도 부족했다. 지난 1·2월 풍속은 최근 5년(2.0~2.8㎧) 중 최저치인 1.8㎧였고 강수량과 강수일수 역시 각각 23.8㎜, 6일로 가장 적었다.
신 원장은 유례없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의 역습’을 꼽았다. 실제 올해 1·2월 열대 중·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상승기류(대류활동)가 활발하게 일어났고 한반도 부근에서 하강기류로 바뀌었다. 그 결과 대기흐름이 정체돼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기후변화 요인이 미세먼지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 정책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29㎍/㎥로 최근 5년 중(58~88㎍/㎥) 가장 높았다. ‘나쁨’ 일수 역시 23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