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의 한 교회에서 최근 발생한 LPG 가스통 폭발 사고를 계기로 교회도 화상 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일이던 지난 3일 오전 4시51분쯤 전북 부안군 부안읍의 한 교회 주방에서 LPG 가스통이 폭발해 음식을 준비하던 교인 2명이 얼굴과 팔 등에 화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주방에서 가스가 새면서 가스통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교회에 출석하는 초등학생 이모군도 지난해 교회 식당에서 뜨거운 국을 쏟아 배와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어머니 김모(42) 집사는 6일 “교회식당에서 많은 교인이 한꺼번에 배식을 받다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아들이 갑자기 부딪히면서 순식간에 국을 쏟아 화상을 입었다”며 “사고 후 충격으로 다시는 복잡한 교회식당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부산의 한 교회는 정수기를 없애버렸다. 이 교회 교육담당 목사는 “정수기의 온수 레버에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아이들이 호기심에 온수 레버를 만지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다”면서 “당회는 고심 끝에 정수기를 모두 치웠다”고 밝혔다.
전북 전주의 한 교회는 10년 전 청년부 수련회 중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부탄가스가 터져 10명이 화상을 입었다. 전주 교계의 관계자는 “당시 사고가 꽤 커서 다들 기억하고 있다. 교회 수련회에서 캠프 파이어 같은 행사를 중단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예방이 가장 큰 대비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화상 사고의 경우 응급처치만으로도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성창민 (재)베스티안서울병원 소아화상 전문의는 “주일에는 교회에서 다친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있다”면서 “국이나 커피를 쏟아 화상을 입기도 하고 여름엔 뜨겁게 달아오른 놀이기구에 몸이 쓸려 화상을 입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상을 입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가 남는 만큼 불 옆이나 뜨거운 국, 온수 근처엔 가지 않는 게 최선이고 사고가 발생했다면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면서 “응급처치만 제대로 해도 훨씬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뜨거운 물을 몸에 쏟았을 경우 가위로 화상 부위의 옷부터 잘라야 한다. 옷을 벗기는 것보다 수월하고 빠르다. 환부에는 15~20분쯤 차가운 물을 흘려 열을 식혀야 한다. 화상 부위에 얼음을 직접 대거나 소주, 치약 등 민간요법을 사용해선 안 된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냉수로 열을 뺐다면 깨끗한 천이나 붕대로 느슨하게 감은 뒤 신속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 화상 연고를 바르는 것도 좋지 않다. 병원에선 연고를 닦아낸 뒤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치료를 더디게 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