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6개 계열사 임원직 내려놓는다

입력 2019-03-05 19:30 수정 2019-03-05 23:50
사진=윤성호 기자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연임하는 대신 6개 계열사 임원직을 내려놓는다.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해 그룹 쇄신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대한항공은 5일 서울 중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제57회 정기주주총회를 이달 27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총 안건으로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안 등을 상정한다. 이사회는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절대안전체제 유지 및 안정 경영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항공전문가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겸직 계열사를 9개사에서 3개사로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해 한진그룹 재도약을 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 그룹 모태인 ㈜한진,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등 3개사 이외의 계열사 겸직을 연내 해소한다. 조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앞서 언급한 3사를 포함해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7개사, 비등기임원으로 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를 겸직 중이다. 또한 이번 결정에 따라 겸직을 유지하는 3개 계열사의 경우에도 임기 만료 시 이사회에서 중임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그간 비판을 받아 온 과도한 계열사 겸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대한항공과 한진칼 대표이사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주총에서의 반발과 표 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 총수 일가에 대한 여론이 싸늘한 데다 시민단체, 국민연금과 행동주의펀드 KCGI 등 외부로부터 경영권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다만 조 회장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선 출석주주 3분의 2(총 주식 3분의 1)이상 찬성이 필요하고, 국민연금과 KCGI 및 절대 다수인 소액주주의 연대 형태가 아직 불확실한 만큼 현재로선 연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