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강한 국군 힘으로 한반도 운명 개척… 평화경제 시대 이어질 것”

입력 2019-03-05 19:09 수정 2019-03-05 21:39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앞 옥포만에서 해군 항만경비정에 올라 인근 함정으로부터 대함 경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독도함, 안중근함 등을 해상 사열한 뒤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3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창원=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이고, 평화경제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제기된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며 강한 군대의 힘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73기 해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용기 있는 도전으로 한반도는 평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남북 간 만남으로 한반도의 바다와 땅, 하늘에서 총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이룬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관식에 앞서 헬기를 타고 와 연병장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독도함에 내렸다. 2007년 취역한 대형 상륙함인 독도함에 현직 대통령이 탑승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의 해군력을 보여주면서 해양주권 수호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해군 항만경비정으로 옮겨 탄 뒤 안중근함, 독도함, 손원일함, 서애류성룡함 장병들로부터 대함 경례를 받고 임관식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해군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세계 4대 군사 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 해군도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경을 초월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최대한 전쟁을 억제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45년, 해군 창설 100주년에는 온전히 우리 과학과 기술로 만든 한국형 이지스함과 구축함, 잠수함, 항공기가 우리 앞에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해군은 선배들이 가보지 못한 바다와 북극항로를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지원과 함께 병영문화 개선의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임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국내 최초 공중급유기인 KC-330 ‘시그너스’를 둘러봤다. 김해공항에서 점검 중이던 공중급유기를 보고 즉석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참관을 제안한 문 대통령은 공군 2호기에서 하차해 시그너스에 탑승했다.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KC-330은 우리 공군이 지난 1월 창군 이래 처음으로 전력화했다. 이로써 공군 전투기의 원거리 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공중급유기로 한번 급유받으면 F-15K와 KF-16 전투기의 작전 가능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