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강남권 학교에 4년간 1220억원 투입

입력 2019-03-05 21:12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한 달 살이 이후 ‘강북 우선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서울시가 강북 학교 집중 투자에 나선다. 강남·북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까지 1220억원을 강북 학교에 집중 투입하는 ‘비강남권 학교 집중지원대책’을 5일 발표했다. 서울시가 전체 학교가 아닌 강북 지역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처럼 비강남권 교육 투자에 집중한 배경에는 ‘교육의 강남 편중’이 심각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백호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가는 주민이 없도록 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70년대 강남집중개발이 이뤄지면서 강북 명문고 15개가 강남으로 이전했다. 지난해 서울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강남 3구 학교는 222개교인 데 반해 비강남학교는 1135개교였다. 강남은 구 평균 74개교인데 반해 비강남권은 52개교에 불과하다. 학원과 같은 사설 교육시설은 서울 전체 3분의 1 가량이 강남3구에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교육 격차는 부동산 과열의 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박 시장은 직접 강사로도 나설 계획이다. 직종별 전문가와 은퇴 저명인사 111명을 ‘명예교사단’으로 운영해 고교 정규수업이나 방과후 학교, 진로·진학상담에 투입한다. 박 시장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오준 전 UN대사, 조준호 유도코치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명예교사로 참여한다.

52개 대학과 연계하는 교육강좌도 개설된다. 올해는 강북구 삼각산고, 구로구 구일고 등 25곳에서 시작하고 2022년까지 100개교를 지원한다. 대학이 각 고등학교에서 수립한 강의계획에 따라 강좌를 개설하고 교수를 선정해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교육 인프라 확충에도 집중 투자한다. 노원구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에는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실외 비행장과 연습장, 교육장을 갖춘 드론교육원이 처음 들어선다. 또 금천구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등 3곳에는 각각 1억원을 투입해 드론 교육에 필요한 ‘드론과학실’을 조성한다.

학교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도 활용한다. 올해 6개 학교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체육관이 없는 비강남권 학교 29개에 실내체육관이 만들어진다. 또 도서관과 북카페, 헬스장을 갖춘 다목적시설을 2022년까지 5개 학교에 지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