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R&D) 분야를 넘어 생산·물류 등 전 사업 부문으로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 고객 만족도 제고 등을 아우르는 경영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AI로 품질 불량을 검출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알고리즘은 첨단 전장부품 공장인 충북 진천공장 내 전동식 조향장치용 전자제어장치 생산라인에 적용됐다.
전자제어장치는 전자식 부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인쇄회로기판 위에 수많은 작은 소자를 삽입해 만든다. 제조과정에선 엄격한 품질 검사가 진행되는데 그간에는 검사 방법의 한계로 정상 기능하는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이때 다시 숙련된 기술자가 육안으로 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는지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비효율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AI 컴퓨터가 제품을 정확하게 판별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샘플을 학습시켰다. 더불어 외부 환경 변화를 학습해 사후관리(AS) 부품 수요를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에도 성공해 상반기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검증시스템 ‘마이스트’와 개발문서 검색시스템 ‘마이봇’을 R&D 분야에 도입했다. 현대모비스가 전사적인 차원에서 AI 기술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기술의 한계로 발생했던 비효율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학습해 발전하는 AI 기술의 특성상 데이터가 쌓이면 발전 속도도 빨라져 더욱 진화된 모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초 사내에 빅데이터팀을 신설해 현업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기업이 맞춤형 AI 기술을 개발하는 별도 팀을 운영하는 것은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면서 “현업부서별 개선 사항을 취합한 뒤 우선순위에 따라 AI 기술을 순차 도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