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밥값이 없었는데 열심히 공부할게요” 감사편지… 어려운 학생들 6년간 소리없이 후원

입력 2019-03-06 00:03
한별 서울대치순복음교회 목사(왼쪽)가 월드비전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서울대치순복음교회 제공

“후원해주신 금액은 학원비와 석식비로 사용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도 어른이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후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김모군·고3)

“문제집 살 돈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후원자님이 도와주셔서 지금은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기말고사 때 성적이 오른다면 모두 후원자님 덕분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방모군·중1)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청소년 등이 지난해 서울대치순복음교회(한별 목사)에 보낸 감사편지다. 학생들은 교회의 도움으로 어려움 가운데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이 감사편지를 보내온 것은 교회가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왔기 때문이다. 교회는 지난 6년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을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조손가정 청소년, 미혼모 등 445명에게 총 1억 874만 1500원을 기부했다.

교회는 지난 3일 주일예배에서 월드비전에 2000만원을 전달했다. 교회는 ‘풀림씨앗통장’이라는 기금을 마련해 해마다 일정 금액을 기부한다. 월드비전은 선정된 청소년들에게 ‘희망 장학금’으로 가정당 20만원을 지급한다. 학생들은 문제집이나 학용품을 살 형편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장학금은 이들에겐 단비와 같다고 월드비전 측은 전했다.

풀림씨앗통장은 한 목사의 책인 ‘풀림’의 판매 인세로 시작된 기금이다. 월드비전은 이날 예배시간에 한 목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매년 도움의 손길을 펼쳐온 서울대치순복음교회와 한 목사의 선행에 감사를 담아서다.

한 목사는 “책 인세가 모이면서 수익금을 우리 사회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전달해 힘이 돼주고 싶었다”며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은 감사편지를 보내오면 수요예배 때 읽어주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 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우리교회는 힘이 닿는 데까지 어려운 가정과 청소년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