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화물선의 부산 광안대교 충돌사고 원인은 선장의 음주로 인한 통제불능 상태 때문이라는 해경 중간 수사결과가 나왔다.
부산해양경찰서는 5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씨그랜드호(5998t)가 지난달 28일 요트 3척과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원인은 음주 상태에서 판단 미숙으로 조타를 잘못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경이 이날 공개한 씨그랜드호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조타실 내 CCTV에는 충돌사고 직전 선장이 운항 지휘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선장 세르코프 안드레(43)는 “광안대교를 피할 수 없다”는 1항사의 권고를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요트를 들이받았느냐”는 해경 요원들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선원들에게 지시한 뒤 “아무 문제 없다. 충돌한 적 없다”고 거짓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장은 사고 후 충격으로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위드마크 공식으로 확인한 결과 선장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상 과실(선박파괴), 업무상 과실치상, 해사안전법 위반(음주운항) 혐의로 구속된 선장은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게 됐다.
부산시는 3월 한 달간 광안대교 정밀 안전진단을 한 뒤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시는 파손 부위 복구비용과 차량 진입 통제에 따른 시민 직간접 피해까지 선사 측에 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