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위기 지자체-지방대, 지역 인재 키우고 취업 지원 나섰다

입력 2019-03-05 19:23
출산율 하락, 청년인구 유출 등 인구 위기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대학과 손잡고 지역 인재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우수한 지역 인재 확보를 바라는 지자체와 학교 발전을 꾀하는 대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 대학과 함께 지역 맞춤형 학과 개설을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지역 맞춤형 학과는 지역 신성장동력 창출에 필요한 인재를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해 교육하는 것이다. 두 지자체는 물산업, 미래자동차 등 신성장산업 기업 수요조사 결과 관련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역 맞춤형 학과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두 지자체는 4년 동안 700억원의 예산을 대학에 지원할 방침이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경북대다. 경북대는 인공지능(AI)과 의생명융합(BST), 로봇, 신재생에너지 4개 분야 융합대학(학과) 신설을 준비 중인데,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학과들을 지역혁신인재양성프로젝트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융합학과가 생기면 지역 기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청년들은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경북대 이외에 영남대와 계명대 등 다른 지역 대학에도 지역 맞춤형 학과 개설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인재가 고향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역 대학과의 동반성장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 자율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공모한다. 이 프로그램은 ‘2018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전남 지역 대학들을 대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대학은 지역 인재 육성과 대학·대학생 역량 증대, 교육·연구 등의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전남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지자체 협력 우수모델을 만들어 성과가 좋으면 지역 모든 대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제천시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 내 세명대와 대원대 졸업생을 수년째 지방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고 있다. 제천시는 지역 대학들과 ‘제천시 공무원 특별임용을 위한 장학생 선발 업무협약’을 맺고 자격 요건을 충족한 10여명의 학생을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제주도는 산업섹터별 ‘도-대학-기업’ 클러스터를 구성해 제주형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다. 항공서비스와 여행상품, 전자·반도체, 그래픽·게임개발, 전기자동차·4차산업, 관광·카지노 등 산업섹터별로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