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석유류와 채소류 가격 하락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공동주택관리비와 외식비, 택시비 등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컸다. 이로 인해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1.1%로 전월보다 증가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5%를 기록했다. 전달(0.8%)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 저물가인데, 국제 유가 하락과 기저 효과 영향이 크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11.3% 내려가며 물가를 0.51% 포인트 끌어내렸다. 채소류 가격 또한 1년 새 15.1% 큰 폭 하락했다. 전체 물가를 0.27% 포인트 낮췄다. 배경에는 지난해 2월 발생한 한파가 있다. 작년 한파로 채소류 가격이 대폭 올랐는데, 이에 대한 기저 효과로 올해 감소폭이 커 보이는 것이다.
반면 서비스 가격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컸다. 서비스 가격은 전년 대비 1.4% 올랐다. 이 중 외식비는 1년 새 2.9% 비싸졌다. 공동주택관리비도 전년 대비 6.4% 인상됐다. 특히 택시비 인상으로 택시 요금은 6.9%나 껑충 뛰었다.
따라서 0%대 물가상승률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 통화 정책에 반영되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1.1%로 오히려 전달에 비해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한국은행 물가 목표인 2%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1%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