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 그의 아버지 얼굴에…” 암송 시켰더니 아이가 달라졌다

입력 2019-03-07 00:04
과천약수교회의 3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에 참석한 한 가족이 지난해 5월 교회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천약수교회 제공

쉐마 인성교육

우리나라는 학벌을 과도하게 중시한다.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현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학부모의 공교육 부담률 1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육비 지출 비율 1위라는 점이다. 돈은 돈대로 쓰지만, 소수만 좋은 대학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좋은 대학’이라는 추상적 목표만 쫓다 생기는 문제들이다.

우리나라 교육은 미국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의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영향력을 끼친 사상가다. 실용주의 교육의 한계는 분명하다. 입시 위주의 과열 경쟁과 물질 만능주의, 학교폭력 등 현재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중에서도 학교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용만 앞세우다 보니 인성 교육에 실패해서다. 학교에는 인성 교육을 위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인성 교육의 중요성은 알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가정도 문제다. 부모는 자녀의 보호자이며 후원자일 뿐 아니라 교육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모들이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격하시키고 교육 대부분을 교사에게 일임하고 있다. 인성 교육을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회복돼야 한다. 부모가 인성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

공교육의 유일한 인성 교육 과정인 도덕 수업마저 빠르게 줄어드는 게 우려스럽다. 도덕 시간에 주입식 인성 교육을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줄어들며 사라지는 건 심각한 문제다. “요즘 아이들이 버릇없다”고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어른들이 자녀들을 보며 ‘이 정도는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대부분 모른다. 예를 들어보자. 식사할 때 부모가 먼저 숟가락을 든 뒤 숟가락을 들어야 한다는 걸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보다 먼저 숟가락을 들었다고 주의를 주는 경우가 있는지 돌아보면 인성 교육의 현주소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하는 것이나 길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것 등 당연한 행동을 해도 칭찬을 받는 세상이다. 최소한의 인성교육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인성이 바르게 형성되길 기대하는 건 욕심이다. 기본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추가비용을 부담해 예절 학교에 보내는 시대가 됐다.

쉐마캠프에 참석한 한 가족이 2016년 8월 성경 암송 구절을 필사하고 있다. 과천약수교회 제공

과천약수교회 토요쉐마학당에서는 쉐마암송 핸드북을 제작해 인성 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암송시킨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가르치면 변한다. 우리는 일찍이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다.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부터 한다. 성경을 암송시키면 삶이 변한다. 우리교회에는 12세 아이가 창세기(50장)와 출애굽기(40장)를 비롯해 신약의 주요 구절을 모두 암송한다. 그 외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예의도 교육한다. 교육하면 아이들은 빠르게 변한다. 아이들이 순결하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사실 쉐마교육을 고안하기에 앞서 가진 문제의식 중 하나는 교회교육이 방향을 잃었다는 판단이었다. 인성 교육은 물론이고 성경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현실을 확인했다. 이벤트 중심의 프로그램이나 먹거리로 학생들을 붙잡으려는 노력 등이 모두 문제점이었다.

부실한 교회교육은 대학생이 되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만들었다. 성년이 되면 교회를 떠나는 건 교회교육이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교회교육의 방향이 수정되지 않으면 교회는 사회로부터 섬이 되고 만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 교육을 교회에서만 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반쪽짜리 교육’에 머물고 만다는 우려도 컸다. 제대로 된 교회교육과 이를 가정과 연계하겠다는 도전이 쉐마교육을 만들어 낸 강력한 동기였다. 고민에 대한 해답이 쉐마교육으로 귀결된 것이었다.

시인 조지 허버트는 “훌륭한 어머니는 100명의 교사보다 가치 있다”고 했다. 쉐마교육의 출발점은 결국 부모를 통해 교육을 하자는 것이었다. 자녀 교육의 주체는 교회와 학교, 가정이다. 이 중 가정이 핵심이다. 부모가 교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대인이 ‘교육 민족’으로 세계에 설 수 있었던 건 가정이 교육의 중심이 되고 부모가 교사로 바로 섰기 때문이다. ‘좋은 부모가 좋은 자녀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교사도 부모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교사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칠 수는 있다. 하지만 부모처럼 사랑을 나눠주지는 못한다. 부모처럼 오랜 시간 함께해 주지도 못하기 때문에 ‘영원한 교사’가 될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부모는 다르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며 자녀를 가르치고 훈계할 수 있다. 삶을 걸고 자녀를 향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교육의 중심이다. 기둥이자 뿌리인 셈이다.

신앙에 근거한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도 가정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신앙 성장은 가정을 통해 이뤄진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가정을 통해 배출된 걸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도 모세나 사무엘, 세례 요한 같은 인물을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쉐마교육은 가족이 함께하는 생활교육이라는 강점을 지녔다. 지식을 전하는 장이라기보다는 행복을 나누는 은혜의 공간이다.

결국 제대로 된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해 가정에서 성숙하고 결실을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쉐마교육과 가정, 이 조합의 결과로 인성교육이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다. 우리교회는 일종의 실험실이다. 인성 교육이 꽃을 피우는 실험실인 것이다. 이 같은 소중한 경험을 전국 교회들과 나누고 싶은 게 우리의 바람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