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균(57·사진) 서울 마포구청장은 한 달에 한 번 휴가를 내고 택시기사로 변신한다. 오전 6시 택시회사로 가서 차를 받은 후 오후 6시까지 12시간을 꼬박 운전한다. 이렇게 번 돈은 전액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생계를 위해 2년4개월간 택시 운전을 한 적이 있다”면서 “구의원, 시의원 시절에도 가끔씩 택시를 몰았는데 택시에서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금 뭘 해야 되는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구청장에 당선된 후 중학교 무상교복을 추진해 올해 서울시 최초로 시행했다. 중학교 무상교복을 하는데 8억5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마포구는 내년에 고교 무상교복도 추진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교육은 공공이 책임지는 게 맞다”면서 “무상급식이 된 것처럼 앞으로 3년이나 5년 안에 무상교복 시대가 될 텐데 그 때까지 기초자치단체가 교복 비용을 부담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에는 마포구 자체적으로 주택 사업을 하기 위해 ‘MH(마포하우징)’를 선보인다. 자치구가 공공주택 공급에 뛰어드는 건 새로운 실험이다. 유 구청장은 “생활이 어렵지만 서울시 임대주택에 들어갈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 철거나 화재 등으로 갑자기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공공주택을 제공하려고 한다”면서 “현재 MH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포구의 가장 중요한 문화·관광자원으로 꼽히는 홍대지역 활성화 대책도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독립출판 종사자들을 위한 공간인 ‘(가칭)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가 10월에 문을 열고, 주차난 해소를 위해 대규모 주차장 2곳이 조성된다.
유 구청장은 “홍대 앞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계획적인 관리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하고 관광 프로그램도 부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팀’과 ‘관광국’을 신설할 예정”이라며 “관광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포구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