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대표와 직원들이 20년째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의지하며 건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SD건설 정양국(59·서울 오륜교회 집사·사진)대표와 이 회사 직원들은 건축을 맡을 때마다 기공 예배와 상량예배, 준공 예배 등 총 3번의 예배를 빠트리지 않는다. 예배 때 드린 헌금으로 소외이웃을 돕고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인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108의 4, 5번지 다세대주택 재건축 현장에서도 이들의 예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찬송하게 하소서/한량없이 자비하심/측량할 길 없도다….”
텅 빈 주택 안에서 영국의 로버트 로빈슨 목사가 지은 찬송가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양이 울려 퍼졌다. 이 찬송은 로빈슨 목사가 방탕한 생활에서 자신을 구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성 충만한 찬양이 이어지자 참석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찬양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공사 도중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기원했다. 또 많은 수주와 공사를 맡아 날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쓰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정 대표는 개식사에서 “목회자를 초청해 예배드리고 공사를 시작한다. 하나님 없이 위험한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늘 지켜주신다”고 간증했다.
그는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도 가득하다. 일부러 믿지 않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예배의 맛을 보라는 의도가 들어있다. 그가 건축하는 건물들은 예외 없이 머릿돌에 성경 말씀이 새겨져 있다.
“어떤 이는 ‘왜 튀는 행동을 하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말에 개의치 않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셔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지요. 얼마 전엔 저희 예배를 와서 보고는 벤치마킹한 건축업자도 있어요. 예배를 통해 복 받길 원하는 것이지요.”
그는 건설업을 하기 전, 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간판과 천막, 보일러, 선팅, 용접, 요리, 토끼사육, 막노동 등 다양한 직업을 섭렵했다. 서울 방배동에 카페도 차렸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고생을 많이 한 것이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업료라고 생각해요. 고객 관점에서 늘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집 잘 짓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웃음)”
그는 건축 일을 하면서 다투지 않는다고 했다. 크리스천으로서 모범을 보여야하기 때문이다. 다투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그렇게 늘 행동하다 보니 건축비나 재료비 2000만~3000만 원 정도는 떼이기 일쑤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정 대표를 도우셨다. 마음 좋고 신실한 건설사라는 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건설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 영광 돌릴 일만 생각한다. 불평불만 하지 않고 늘 감사기도를 드린다. 동명교회와 삼일교회, 강남중앙교회, 샬롬교회, 오륜교회 비전빌리지 등 많은 교회를 지었다. 소년소녀가장, 홀로 사는 노인 등 소외계층에 도움을 제공한다. 북한 주민에게 고구마를 보내는 사역도 함께한다.
캄보디아에 바탐방 신학교 설립도 주도했다. 현지교회 영적 지도자 양성에 힘을 보탠다. 그는 서울 홀리클럽 총무, 송파경우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카페 교회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늘 감사하면 하나님이 축복 주신다고 믿고 있다”며 “천막 수리나 제조업을 하며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처럼 ‘비즈니스 미션’을 하고 싶다”고 환히 웃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