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한양대 주변에 ‘반값 원룸’이 등장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 이 지역 원룸 평균 임대료지만 집주인과 성동구, LH공사, 한양대가 임대료 부담을 나누기로 하면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원만 내면 원룸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성동구는 지난 2일 한양대 인근에 기존 원룸 임대료의 반값 수준인 ‘성동한양 상생학사’ 1호점을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고 4일 밝혔다.
성동구는 “학생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민·관·학 상생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의를 거친 끝에 상생학사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연내 상생학사 50호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먼저 원룸 집주인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는 대신 월세를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올라간 보증금은 LH공사에서 2900만원을 연 1%로 대출해주고, 대출이자는 성동구와 한양대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충당한다. 학생이 부담하는 보증금은 100만원에 불과하다. 월세 40만원도 성동구와 한양대가 각각 7만5000원씩 총 15만원을 지원해 학생이 내는 월세를 25만원으로 낮췄다.
상생학사는 한양대 2∼4학년 재학생 중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 이하이면서 직전 학기 평균 학점 3.0 이상인 경우 입주할 수 있다. 성동구는 앞으로 상생학사를 확대해 신혼부부나 청년들도 입주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상생과 협치를 기반으로 대학생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는, 전국 최초의 상생형 청년 주거복지 모델을 구축했다”며 “상생학사가 기숙사 신축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가 지역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