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성남도 마이너스… 아파트 거래 한파, 수도권 확산

입력 2019-03-04 04:03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을 느낄 수 없는 게 요즘 부동산 시장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서울에 이어 경기 지역까지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한파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4%, 전세가는 0.11% 하락했다. 각각 15주, 12주 연속 하락세다. 신도시(-0.44%), 경기·인천(-0.08%) 역시 하락폭이 줄지 않아 전방위 약세가 지속됐다.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1488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9·13 대책 이후 거래가 메마른 서울 부동산은 수개월째 거래절벽 고착화가 진행 중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경기지역 역시 거래고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2월 경기 지역 부동산 거래량은 6025건으로 2013년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205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과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는 물론 거래량이 급감했다. 과천(-94.0%), 광명(-89.0%), 성남(-92.2%), 하남(-78.7%) 등이 정부 규제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더구나 상반기 전국 입주예정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공급이 경기지역에 풀릴 예정이어서 시장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은 기본으로 깔고 가던 청약 열기가 급격히 잠잠해진 것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감지되는 현상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 정보에 따르면 2월 청약이 진행된 서울 6개 단지 중 1순위 마감된 곳은 절반에 불과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 역시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정도로 실수요자들의 청약 방정식은 한층 복잡하고 신중해졌다.

그나마 서울은 내 집 마련 대기 수요가 많은 만큼 미분양에 대한 염려가 덜한 편이지만 경기지역은 사정이 더 안 좋다. 경기지역 1월 미분양 가구수는 전월보다 36.2% 증가한 6769가구로 집계됐다. 정부 규제에 따라 대출은 물론 전매 제한 등 거래까지 문턱이 한층 높아진데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는 곳도 많아 단기간 내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 봄 이사철에도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