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관리·중고차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한다

입력 2019-03-03 19:28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해 기부금 관리와 중고차 거래, 본인 인증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사업이 현실화되면 가상화폐 열풍으로만 주목받았던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블록체인의 시장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이포넷과 현대오토에버, SK텔레콤 3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조기에 상용화하는 정책 사업이다. 프로젝트에는 총 80개 기업이 24개의 컨소시엄을 꾸려 공모했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는 기술이다.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거래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3월 중 컨소시엄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총 87억원(정부 예산 4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정원 과기정통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민간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포넷 컨소시엄은 기부금을 관리하는 ‘탈중앙화 기부 플랫폼’을 정부에 제안해 선정됐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속성을 활용해 기부금 모집, 집행,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부 플랫폼을 만들었다. 어린이재단은 올해 말부터 이 플랫폼을 활용한 기부 캠페인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 컨소시엄은 ‘블록체인 기반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 플랫폼은 중고차 매입부터 판매에 이르는 단계별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이를 통해 운행기록이나 사고 이력 등을 위·변조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돼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블록체인 ID·인증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금융·통신·교육 분야 서비스를 개발한다. ID·인증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개인 정보를 관리하며, 본인 인증도 받을 수 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인증 네트워크와 연동하면 자격증 검증이나 증명서 발급 등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컨소시엄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와 모바일 신분증, 대학 제증명 발행 등의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