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신임 주일대사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비서실장 취임으로 공석인 주중대사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오스트리아대사에는 이상철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거론되고 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임 참모를 중심으로 외교 라인을 강화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임명될 경우 ‘돌려막기’ 혹은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28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수훈 현 주일대사 후임으로 남 전 차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대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징용 판결 등 일본과의 갈등 속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주일대사 교체는 초계기 갈등 등으로 냉기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 전 차장은 일본대사관에서 1등서기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헝가리와 스웨덴 대사를 거치며 외교 감각을 쌓았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등 대형 외교 이벤트를 준비하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남 전 차장 외에도 외교부의 대표적 일본통인 조세영 국립외교원장과 일본 경제 전문가인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실장은 주중대사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경영학과 교수 출신으로, 비(非) 외교 전문가인 장 전 실장에게 4강 중 하나인 중국 대사를 맡기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중국통이 아닌 장 전 실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와 미세먼지 등 한·중 현안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소득주도성장론의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웠던 장 전 실장이 노 실장의 뒤를 이어 한·중 정상 간 핫라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스트리아 대사로 거론되는 이 전 차장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군 인사다. 이를 두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사무국(CTBTO) 등이 위치한 오스트리아에 군 출신을 보내 군축과 핵 비확산에 대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조윤제 주미대사는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윤근 주러대사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주일대사 남관표·주중대사 장하성 유력
입력 2019-03-01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