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를 배석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1차 회담 당시 볼턴의 맞은편에는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앉았었다. 북한이 대북 강경파인 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카운터파트를 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날 확대 정상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볼턴 보좌관이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참석했다. 확대 정상회담 참석자가 4대 3으로 숫자가 맞지 않았다.
결국 미국 협상단 말석에 앉은 볼턴 보좌관 맞은편 자리는 빈 채로 남았다. 볼턴 보좌관이 빈 의자를 보고 앉아야 하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볼턴 보좌관을 제외한 배석자들은 전날 열린 친교만찬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만찬장 원탁에 둘러앉아 편안하게 담소를 나눴다.
양측은 어색한 분위기로 시작한 확대 회담에서 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재확인했다. 결국 정상회담 합의는 끝내 결렬됐다.
회담 종료 후 메트로폴을 떠나는 차 안에서 김 위원장은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로 돌아간 김 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을 떠날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 결렬 배경을 설명한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에게 오른손 엄지를 과장되게 치켜세웠다.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가는 처지 때문인지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입꼬리가 잔뜩 처져 있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강경파 볼턴 카운터파트 배석시키지 않은 북한
입력 2019-02-28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