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 교착국면… 재개 여부도 불투명

입력 2019-02-28 21:17
사진=AP뉴시스

북·미 정상이 언제 다시 만난다는 기약 없이 28일 회담을 마쳤다. 정상회담 결렬로 추후 북·미 간 협상의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양측이 비핵화와 제재 해제라는 각자의 핵심 목표에서 여전히 큰 간극만 확인한 채 헤어지면서 북핵 협상은 당분간 교착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담 시점에 대해 지금 말할 수 없다”며 “빨리 열리기를 바라지만, 곧 열릴 수도 있고 오랜 시간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판을 깨지는 않겠지만, 협상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비핵화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한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 쉽지 않다. 앞으로 6개월 정도 공식적인 협상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 정상 모두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면 아래서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비밀 접촉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북·미 간 장기 교착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정상끼리 만나도 해결이 안 될 정도로 이견이 크기 때문에 간극을 좁히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모두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에 대한 의지는 계속 밝힐 것”이라며 “실무진 사이에서 간극을 좁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미가 예상외로 빠르게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에게 기대감을 잔뜩 준 뒤 베트남 하노이에 온 김 위원장은 이번 협상 결렬로 이미지를 구겼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타격이 만만치 않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전격적인 새 합의안을 들고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앞으로 몇 주 내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조속한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