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굳게 닫힌 이해찬 사무실… 황교안은 “정부 장밋빛 환상” 꼬집어

입력 2019-02-28 21:33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당직자가 북미 정상회담 TV 시청을 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 국가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북미정상 회담 결렬 방송을 보고 있다. 뉴시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심각하게 북미 정상회담 TV 시청을 하고 있다. 뉴시스
28일 오후 4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 사무실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가 다 함께 TV 생중계로 합의문 서약식을 지켜보기 위해 일정을 공지했던 시간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북·미 회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민주당의 표정은 굳어지기 시작했다. 끝내 회담 결렬 소식이 들려오자 TV 시청 일정은 급히 취소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근 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조용히 지켜봤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민주당은 이날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만 해도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늘 회담이 한반도 평화 시대를 향한 역사적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표출했었다. 민주당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낙관론을 쏟아냈다.

일단 민주당은 공식적인 평가를 자제하며 후속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사무실 문을 나서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랐는데 중단됐다는 발표가 나와 아쉽다”며 “그러나 두 정상이 만나 본인들의 뜻을 많이 확인했기 때문에 몇 주 내 새 진전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부·여당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건설적인 역할을 함께 검토하고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쉽지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같은 시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당 국가안보특위·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북·미 합의가 결렬된 것에 대해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장밋빛 환상만을 얘기했고 실제 북핵 상황은 얼마나 엄중한지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고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이 현실과 달랐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회담 결렬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생산적 진통이라 믿는다”고 논평했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정부에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김판 이종선 김성훈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