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대전, 국가별 격차 확인…한·미는 상용화 임박, 유럽·일본은 청사진만

입력 2019-03-01 04:02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2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에서 다양한 5G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 관계자가 5G로 연결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독일 이통사 도이치텔레콤 관계자가 5G 시대 활성화될 커넥티드 카 콘셉트를 소개하는 모습.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흘간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가 28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올해 MWC는 전시관 구석까지 ‘5G’로 도배될 정도로 5G와 관련된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졌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미래를 넘어선 상상, 5G’ ‘5G 혁신 기업은 우리’처럼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가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모두가 5G를 외쳤지만 전시 수준은 국가별 5G 상용화 일정에 따라 격차를 드러냈다. 5G 전면 상용화를 눈앞에 둔 한국과 미국은 5G 초기 선보일 수 있는 현실적인 서비스들을 선보였지만 상용화까지 1~2년 남은 다른 나라들은 5G 완성 단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해외 이동통신사들의 5G 전시는 2~3년 전 국내 이통사들의 전시를 보는 것 같았다”며 “한국·미국보다 유럽·일본 쪽의 부스가 화려했던 건 상용화 임박 정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통 3사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에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VR 기기를 쓰고 실제 공간을 본뜬 가상공간에서 쇼핑을 하거나, AR 기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아이돌 AR 그래픽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오는 식이었다. 기업 간 거래(B2B) 영역도 ‘제품 결함 검수’ 등 이미 상용화된 기술 위주로 선보였다.

한국과 초기 5G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버라이즌과 AT&T는 소박하게 부스를 꾸몄다. 버라이즌은 B2C 영역 서비스로 AR 캐릭터를 스마트폰에 나타내주는 AR 그래픽 서비스, B2B 영역으로는 공공 보안 서비스를 각 한 칸씩 전시했다. AT&T는 AR 글라스(안경)를 일부 예약 관광객에게만 공개하고 B2B 영역은 대부분 데모 영상으로 대체했다. 업계 관계자는 “VR·AR 콘텐츠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고 B2B 영역에 주로 사용될 고주파 대역 5G 칩도 내년쯤 상용화될 것”이라며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전 5G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는 5G가 완성됐을 때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5G 주 수익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 B2B 영역에 집중했다. 의사가 4G(LTE)보다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른 5G를 활용해 정교하게 원격 뇌수술을 하는 장면이나 수십㎞ 떨어진 조종실에서 무인트랙터를 조종하는 장면, 스마트폰 하나로 도시 전체를 관제하는 모습 등을 내보였다. 그나마 B2C 영역에서는 올림픽 때 적용할 AR 스포츠 중계·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전시했다.

유럽 이통사들은 다양하고 풍성한 B2C·B2B 청사진을 제시했다. 프랑스 이통사 오렌지는 AR 홀로그램을 활용해 고객 상담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독일·미국에서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도이치텔레콤은 커넥티드 카 모형과 최신 AR·VR 게임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전시관은 VR 게임을 빼면 구체화된 5G 콘텐츠가 없었다. 다만 화웨이와 ZTE 등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완성형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팩토리 등 화려한 5G 청사진을 쏟아냈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