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성비 높인 스마트폰 잇단 출시… “인도시장 안놓칠 것”

입력 2019-02-28 21:49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수성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생산·유통 비용을 대폭 줄이고 가성비 높은 제품을 판매해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와 맞불 작전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 보급형 스마트폰 M30(사진)을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다음 달 7일 아마존 인도와 삼성전자 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를 시작하는 M30은 6GB/128GB 모델이 1만7990루피(약 28만2000원), 4GB/64GB 모델이 1만4990루피(약 23만6000원)에 판매된다.

가격은 낮지만 사양은 중가 스마트폰 수준을 갖춘 게 특징이다. 6.4인치 인피티니U 디스플레이, 5000mAh 배터리, 트리플 카메라, 15W 고속 충전 등을 탑재했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비슷한 가격 제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아심 와르시 삼성인도법인 수석부사장은 “M30은 안목 있는 인도 밀레니얼들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가성비’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달 초 인도 시장에 출시했던 M10, M20은 출시 3분 만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M10은 7990루피(약 12만5000원), M20은 1만990루피(약 17만원)였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산비용이 낮은 인도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노이다 공장을 증설했다. 핵심 부품을 제외하곤 최대한 낮은 가격을 사용해 단가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M시리즈는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의 성공 방정식이기도 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윤을 줄이더라도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24%의 점유율로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샤오미(28%)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갤럭시S를 앞세운 고가 시장에서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판매량이 많은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에 협공을 당하며 시장을 빼앗긴 게 컸다.

인도 시장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 3억대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3억대 미만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