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담판’ 결렬 소식에 놀라… 곤두박질 친 국내 증시

입력 2019-02-28 22:08 수정 2019-03-01 00:25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주가가 폭락했다. 2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코스닥 종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틀어졌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다. 최근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220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북한의 비핵화 기대감에 훈풍이 불었던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35포인트(1.76%) 떨어진 2195.4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가라앉은 건 지난 18일(2210.89) 이후 처음이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지수는 기준금리 동결 소식 등으로 낙폭을 줄이다 장 막바지 북·미 정상의 오찬 취소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막판 매물을 쏟아내면서 257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62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3.53%)와 SK하이닉스(-5.02%)가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78% 하락한 731.25에 거래를 마쳤다. 꾸준히 750대를 지키던 지수는 북·미 회담 관련 악재에 고꾸라지며 간신히 730선을 지켰다. 대부분 업종이 급락했지만 방산주인 빅텍은 오찬 취소 가능성이 불거진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25.25% 상승 마감했다. 북·미 정상회담 악재에 원·달러 환율도 1124.70원으로 치솟았다.

이번 회담으로 훈풍을 기대했던 남북 경협주는 폭락했다. 금강산 관광 관련 경협주로 분류되는 아난티는 이날 25.83% 하락한 2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좋은사람들(-25.43%), 대아티아이(-21.57%), 현대엘리베이터(-18.55%) 등도 급락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서면 경협주가 가시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회담 결렬로 국가부도 위험 정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