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이 틀어졌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다. 최근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220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북한의 비핵화 기대감에 훈풍이 불었던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35포인트(1.76%) 떨어진 2195.4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가라앉은 건 지난 18일(2210.89) 이후 처음이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지수는 기준금리 동결 소식 등으로 낙폭을 줄이다 장 막바지 북·미 정상의 오찬 취소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막판 매물을 쏟아내면서 257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62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3.53%)와 SK하이닉스(-5.02%)가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78% 하락한 731.25에 거래를 마쳤다. 꾸준히 750대를 지키던 지수는 북·미 회담 관련 악재에 고꾸라지며 간신히 730선을 지켰다. 대부분 업종이 급락했지만 방산주인 빅텍은 오찬 취소 가능성이 불거진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25.25% 상승 마감했다. 북·미 정상회담 악재에 원·달러 환율도 1124.70원으로 치솟았다.
이번 회담으로 훈풍을 기대했던 남북 경협주는 폭락했다. 금강산 관광 관련 경협주로 분류되는 아난티는 이날 25.83% 하락한 2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좋은사람들(-25.43%), 대아티아이(-21.57%), 현대엘리베이터(-18.55%) 등도 급락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서면 경협주가 가시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회담 결렬로 국가부도 위험 정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핵담판’ 결렬 소식에 놀라… 곤두박질 친 국내 증시
입력 2019-02-28 22:08 수정 2019-03-01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