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정신 이제는 한반도 평화문화 선도하게 해야”

입력 2019-03-01 00:03
3·1운동은 기독교의 영향으로 비폭력·평화 시위를 채택했으며 전국 교회와 미션스쿨 조직이 동원돼 동시다발 대동단결로 일어난 거사였다. 3·1정신이 이제는 한반도 평화문화를 선도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는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3·1정신과 한반도 평화’ 출간기념회를 열었다. ‘3·1운동 100주년의 신학적 다짐’이란 부제가 달린 세미나에서 박창현 감리교신학대 교수가 ‘3·1정신이 오늘에 주는 의미’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섰다.

박 교수는 “3·1운동이 거국적 동시다발적으로 비밀리에 거사를 치르게 된 데는 기독교의 역할이 중요했다”면서 “평화시위 방법론도 기독교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1919년 3월 3일부터 나붙은 ‘독립단 통고문’에는 일본인을 공격하지 말고 돌도 던지지 말며 매일 기도하라는 취지가 담겼다. 박 교수는 “일제는 시위 참가자들을 총칼로 능욕했지만, 기독교인들은 그들처럼 야만인이 아니라 신앙임임을 증명하려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의 교회 역시 담장을 넘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감동을 줘야 한다”며 “입으로 글로 주장하는 교회가 아닌 몸으로 삶으로 보여주는 교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문덕 서울 생명사랑교회 목사는 ‘평화체제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란 두 번째 발제를 맡았다. 한 목사는 “허리가 잘린 사람이 주체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분단체제 극복 없이는 진정한 독립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회가 한반도 평화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북한 사회와 북한 체제의 변화에 대해 깊이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통일의 불씨가 됐던 옛 동독 니콜라이 교회의 월요 촛불 기도회처럼 평화기도회가 계속 이어져야 하며 통일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신앙교재 개발과 신앙교육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