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결혼과 성소수자 안수에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3~26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인간의 성생활’을 주제로 특별총회를 연 UMC는 25일 최종 투표를 진행해 찬성 461표, 반대 359표로 ‘전통주의 플랜’을 채택했다.
‘전통주의 플랜’은 동성결혼과 성소수자 안수를 제한하는 기존의 장정(헌법)을 유지하면서 제재나 처벌을 강화하는 게 골자로 총회에 상정된 모델 중 가장 보수적인 안이다.
동성결혼과 성소수자 안수 등을 합법화하는 ‘하나의 교회 모델’은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 모델은 총회 개회 전만 해도 통과될 가능성이 가장 컸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교회 출신이 주를 이루는 보수 성향 대의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다.
UMC 산하 한인교회들은 지난 1월 1일부터 100일 기도운동을 하며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해 왔다. 아프리카 지역 감독들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전통적 결혼 정의를 지지하고 동성혼을 인정하려는 교단 헌법 개정을 강력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대세력을 규합했다.
UMC는 장정에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규정하며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지역교회 일부는 성소수자에 유화적 자세를 취해 왔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글라이드 메모리얼 교회의 캐런 올리베토 담임목사는 남성 동성애자(게이)이지만 주교로 선출됐고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교단 역사상 최초로 사역자(Deacon)로 안수받는 등 정책과 현실 사이에 혼선이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이 같은 갈지자 행보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상당수 교회가 여전히 ‘하나의 교회 모델’을 지지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UMC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소속 교회가 있는 초대형 교단이다. 산하에 79개 연회가 있고 1260만명의 성직자와 교인이 소속돼 있다. 장창일 기자
미연합감리교회, 동성결혼·성소수자 안수 반대 법안 통과
입력 2019-03-01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