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黃風 못 뚫었지만… 중도보수 리더 입지는 확보

입력 2019-02-28 04:03
사진=뉴시스

오세훈(사진) 후보는 자유한국당 당권 경합에서 끝내 ‘황교안 바람’을 뚫지 못했다. 그러나 30%가 넘는 당 안팎의 지지세를 확인하면서 차후 중도보수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진지를 확보했다. 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 잠재력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는 27일 한국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애초 판세가 불리했지만 제가 무너지면 당의 한 축이 무너진다는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기대 총선 승리의 요행수만을 바란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보수개혁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전대 기간 ‘박근혜 극복론’ ‘중도층으로의 확장’을 내세워 다른 당권주자들과 차별화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결과 30%가 반영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0.2%를 얻어 37.7%에 그친 황교안 후보를 크게 앞지르는 저력도 보였다.

비록 당내 선거인단 투표에서 22.9%에 머물며 당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 바깥의 여론 경쟁력에서는 그의 ‘탈(脫)박근혜’ ‘중도보수’ 기치가 우위에 있음을 입증했다. 향후 한국당 노선 설정 과정에서 당 비주류 진영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확인한 셈이다. 오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뿐 아니라 당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김진태 후보를 눌렀다. 당의 급속한 우경화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우려와 견제가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호일 이형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