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교회’에 주는 경고 되새겨봐야 할 현대교회

입력 2019-03-01 00:01
미국의 팀 켈러 목사가 기독교인에게 익숙한 성경 주제를 전혀 새로운 각도로 해석하고 풀어낸다면, 존 맥아더(사진) 목사는 개신교의 개혁 교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능력으로 교회와 신자를 깨운다. 진리 수호의 명장, 강해설교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맥아더 목사가 요한계시록 초반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를 향한 경고의 말씀을 풀어낸다.

저자는 2000년 전 소아시아 지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오늘도 유효하다고 본다. 1세기 교회들을 부패하게 만든 문제들이 오늘의 교회들에도 똑같은 위험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시 만연된 문제로 우상숭배와 성적 부도덕, 세상과 이교 문화와의 타협, 영적 생명력 상실, 위선 등을 꼽는다.

저자는 상황이 이렇기에 현대 교회들도 죄악에서 돌이켜야 한다고 촉구한다. 반면교사 수준이 아니다. 통렬한 회개와 돌이킴의 실행을 주문한다. 저자는 개혁교회를 표방하는 오늘의 교회가 부끄러워해야 할 현상으로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의 오류 반복을 단적인 예로 든다. 은사주의 계열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수(聖水)와 기름을 부은 천 조각을 판매하는 행위라든지, 성경은 제쳐놓고 자신의 꿈이나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전하는 목회자들이 그렇다.

사도 요한을 통해 일곱 교회에 전달된 예수님의 메시지는 회개였다. 요한계시록엔 이 중 5개 교회를 향해 회개하라는 말씀이 직접 언급돼 있다.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에베소 교회) ‘그러므로 회개하라’(버가모 교회) ‘회개하지 아니하면’(두아디라 교회) ‘회개하라’(사데교회)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라오디게아 교회) 등이다.

이 말씀들은 요한의 노파심에서 나온 당부가 아니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계 1:1)임을 선언한다. 교회를 향한 경고는 교회가 개혁하지 않으면 혹독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주어졌다. 더욱이 그 심판은 하나님의 권위가 머무는 곳이자 예배의 중심지였던 성소에서 이스라엘의 배교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심판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는 에스겔 9장(2~6절)과 연결된다.

이는 교회가 하나님의 심판이 이루어질 때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는 통념을 벗어나게 한다. 저자는 “교회를 방주로 생각해 일단 그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심판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다.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이다. 교회의 타락은 더 신속한 심판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책은 일곱 교회의 당시 정황과 문화적 배경 설명, 각 교회를 향한 메시지에 대한 강해로 이어진다. 에베소 교회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 의해 복음이 전해졌다. 나중에 아볼라가 합류했고 사도 바울은 3년간 에베소에 머물며 교회를 성장시켰다. 가장 경건한 믿음의 대가들에 의해 인도를 받은 교회였다. 믿음과 섬김으로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에베소 교회도 죄를 짓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는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이다. 맥아더 목사는 “첫 세대의 열정은 차갑게 식었고, 둘째 세대는 단지 자기들에게 전해진 것을 따랐을 뿐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뜨거운 헌신이 냉랭한 의무로 대체됐다”고 설명한다. 선교 130년이 넘은 오늘의 한국교회는 이 계시와 탄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회복 방안은 두 가지다. 어디에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갖는 것이다.

신자와 교회가 죄를 지었다고 구원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저자는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우리 구원은 안전하다는 것을 믿고 안심하라고 덧붙인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