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발달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정부, 인공강우 실험 결과 발표

입력 2019-02-27 21:15
지난 1월 25일 오전 전북 군산 인근 120km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기상항공기가 구름 씨앗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있다. 사진=기상청 제공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정부의 첫번째 ‘인공강우’ 실험은 사실상 실패였다. 일부 섬 지역에 약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내륙의 목표 지점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27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5일 서해상에서 진행한 인공강우 실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청은 “구름씨를 살포한 뒤 구름 내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큰 구름과 강우 입자(빗방울)의 수가 증가했고, 하층 구름이 발달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장산도 등 일부 섬 지역에 두 차례 강우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다만 인공강우 영향 예측 지역이었던 영광, 나주 등 내륙에선 빗방울이 관측되지 않았다. 지상 부근의 대기가 건조해 강수 입자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대부분 증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륙에 비가 오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확인할 수 없었다. 실험을 시작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쯤 목표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미세먼지는 외부 공기 유입으로 오후 2시부터 다시 증가했다.

인공강우 기술은 구름에 요오드화은이나 염화칼슘 같은 ‘씨앗’을 뿌려 수분 입자를 물방울로 성장시키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물방울이 지상으로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내륙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해상 실험에서 인공강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