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일(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스티커 메모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4분기 직원 정례조례 때 직원들이 구청장에게 바라는 점을 적은 메모들이었다. 응원의 메시지뿐 아니라 일하기 좋은 조직 문화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채 구청장은 27일 “직원들의 이야기는 쓴소리든 좋은 이야기든 자주 들으려고 한다”며 “여기 붙여 놓은 메모들을 보다 보면 소홀했던 부분들을 점검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이 우선으로 내세우는 구정 가치는 ‘소통’과 ‘협치’다.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다 지난해 민선7기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된 채 구청장은 ‘광화문 1번가’를 응용해 ‘영등포 1번가’를 만들었다. 구민이 제안하면 구청장이 직접 검토하는 소통창구로 취임과 동시에 개설했다. 채 구청장은 매주 거리로 나가 청소를 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화통한 스쿨데이’를 운영해 화요일마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진정성있는 소통을 하려고 한다”며 “구민들의 제안에 피드백을 바로 해 주고, 후속 작업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답변해 드리니 내실 있는 제안도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이 영등포 1번가를 통해 첫 답변을 했던 사안은 ‘영등포역 노점상 정비’ 문제였다. 주민들은 노점상으로 인한 통행 불편을 호소했고 주변 주거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 영등포구는 규격화된 노점상을 ‘거리가게’로 재정비하고 오는 6월까지 정리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영등포구 청년인구는 37%(지난달 기준)에 달한다. 청년 비중이 높은 만큼 채 구청장은 청년을 위한 정책도 대거 내놨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타운홀 미팅을 꾸준히 개최하고 오는 7월 개관을 목표로 ‘무중력지대-영등포’도 조성한다. 또 청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비전추진단 내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했다. 채 구청장은 “청년들에게 조그만 지원이지만 그게 기회가 돼서 일어설 수 있고 나래를 펼 수 있는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신년 초대석-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직원들 쓴소리든 좋은 이야기든 자주 듣겠다”
입력 2019-02-27 21:17 수정 2019-02-28 10:49